things yet to be done

<북섬>

  • 통가리로 크로싱
  • 마운트 타라나키 트램핑
  • 네이피어 제대로 보기 / 전망대에서 일출 보기 / 와인 테이스팅
  • 로토루아 지열지대, 마오리 공연
  • 코로만델
  • 타우랑가
  • 피하비치, 와이타케레
  • 웰링턴
  • 오클랜드 근교 투어
  • 호비튼
  • 파머스톤 노스..?

<남섬>

  • 루트번
  • 퀸즈타운 Ben Lemond  / Lake Alta 트램핑
  • 아벨 태즈만
  • 프란츠 조셉
  • 캐틀린스
  • 트랜스알파인 기차여행
  • 카이코라 / 아카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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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yet to be done

Au Rev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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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게도 더니든에서 상진이와 재회할 수 있었다! 상진이의 고등학교 동창 영민이도 함께였다. 영민이의 차도 함께. 재만이의 미쓰비시보다는 상태가 훨씬 양호했다.

우리가 헤어진 지가 일주일밖에 안 되었는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재만이도 함께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

상진이가 옥타곤에 있는 식당 두 군데를 찾아왔다. 퓨전 아시안과 이탈리안 중에 고르라고 해서 퓨전 아시안을 골랐더니  Vault 21이라는 곳으로 데려갔다. 여행 와서 이렇게 fancy한 식당은 처음이라 눈이 커졌다0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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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다 되어 들어갔더니 식사메뉴는 주문이 안 된다고 했다. 고민 끝에 스낵이라도 먹자 하고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메뉴 첫 줄에 떡 하니 보이는 것이 ‘Korean style chicken with gochujang-mayo sauce’여서 움찔했다. 그거랑 만두랑 칩스를 시켰던 것 같다. 사진에 보이는 주황색 소스들이 다 고추장 마요 소스인데 고추장의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지만 새콤달콤하니 맛있었다. 다만 이 아이들도 없는 와중에 큰 맘 먹고 식당에 온 걸 텐데 음식이 너무 부족할 것 같아 안타까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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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돈을 아끼느라 여행을 시작하고 일주일이 다 되도록 술을 마셔본 적이 없다고 했다. 매일 밤마다 음주파티를 즐겼던 우리 일행과 대비되어 더욱 안타까웠다.ㅠㅠ

영민이는 상진이랑 함께 워홀을 왔는데 오클랜드에서 여자친구를 만나 (상진이를 버리고..) 남섬으로 건너와서 홍합공장에서 홍합 수염을 뽑는 일을 했다고 했다. 마지막 날 처치에서 홍합 수염을 뜯으며 영민이 생각을 많이 했다^_ㅠ
처음에는 얘길 별로 안 하고 시선을 이리저리로 계속 옮기길래 ‘날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데 상진이 때문에 나온 건가..’ 걱정을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야기도 잘하고 시선을 여기저기로 옮기는 건 그냥 호기심이 많아서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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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진이가 타우포에서의 우리의 첫 만남에 대해 영민이한테 이야기를 해줬다. 상진이 버전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와는 또 달라서 재밌었다.

후카 폴스에서 나의 첫인상은 ‘분홍색 양산에 괴상한 차림으로 셀카를 열심히 찍는 아시안’이었던 것 같다. 내가 걔네들을 엄청 의식했던 걸 아이들도 느꼈었나 보다. 그래서 저 사람이 우릴 계속 쳐다보는 것 같다며 먼저 말을 걸어야 하나 자기들끼리도 고민을 했다고ㅎㅎㅎ 그런데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몰라서 선뜻 말을 걸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 것 같다. 하얀 운동화를 보고 워홀러는 확실히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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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가 여행에서 고생한 이야기도 좀 듣고 싸이월드 이야기도 좀 하고. 중간에 상진이가 음식을 다 계산해줘서 고마우면서 마구 죄책감이 들어 술을 한 잔씩 샀다. 그 밤중에 인버카길까지 갈 거라고 해서 한 번 더 죄책감을 안고.. 11시가 조금 넘어서 일어났다.

숙소에 들러서 샌드플라이 퇴치제랑 물파스를 건내줬더니 고마워서 인사를 해야겠다며 내 일행에게 인사를 하고 갔다. 나는 마지막으로 영민이랑 악수하고 상진이랑은 포옹 한 번 더 하고 Adi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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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한국인이어서 다행이다. 이 아이들은 2월에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니 언제 통영이라도 한 번 같이 갈 수 있겠지!

Au Revoir

Poroporoaki Aotearoa!

time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뉴질랜드에서 일출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였으나..

direction.PNG게이트가 서쪽에 있어서 서쪽을 보고 일출을 짐작할 수밖에 없다.

img_5376아직 일출 시간 전인데 하늘이 잠깐 동안 아주 예쁜 색을 띠었다가 금세 하늘색으로 밝아졌다.

여기 오는 비행기에서 ‘하느님, 뭐라도 느끼고 돌아오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었다지.
이 바람은 북섬에서 이미 이루어졌다고 자평하지만, 남섬에서도 새로운 일행과 부대끼며 또 새로운 것을 보고, 배웠다.

여행을 통해 배운 것?

약관을 잘 읽자. Full coverage가 진짜로 모든 것을 커버해주는 것은 아니다. Crown Range는 가지도 말고 갔더라도 갔다고 말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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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 전에는 14일은 너무 긴 것 같았고, 오고 나서는 떠나는 날 울게 될 것 같아 걱정했는데 현재로서는 차분하다. 다시 돌아올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일까! 🙂
3시간 뒤에도 차분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는지 두고 보리라.

Poroporoaki Aotearoa!

Back to Auckland

재만이는 결국 오늘 일을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상진이가 그럴 거였으면 파머스톤 노스나 뉴플리머스에서 하룻밤 잤으면 좋았지 않았겠냐고 무척 아쉬워했다. 마운트 타라나키가 그렇게 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재만이는 그 소중한 일당을 날려서 어떡하나..


소파에서 눈을 떴다. 풀룸은 통유리로 되어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상진이 짐을 같이 들고 상진이 버스 태워 보낼 채비를 했다. Just in case라고 하며 혹시나 남섬에서 만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작별의 포옹을 나눴다. sweet sweet~ 상진이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자기를 좋아한다고 자랑하는데 충분히 이해가 된다. *-*


버스정류장이 생각보다 숙소에서 멀어서 나도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예원이가 길 한 번에 찾는 거 본 적 있으신 분??
방금 온 길도 까먹고 길을 잘못 들어서 약간 지체했다.

위 사진은 흔한 버스정류장 뒤 풍경이다.

버스에 타서는 너무너무 슬펐다. 아이들과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시구를 되뇌면서 이렇게 또 새로운 감정을 배웠음에 감사했다.

버스는 다시 타우포, 로토루아를 거쳐 7시간을 달려 날 마누카우에 떨어드려줬다. 우리가 맨 처음 만났던 곳, 같이 여행했던 곳을 다 들러주니 여행을 정리하는 느낌이 되어 좋았다. 물론 내 동선이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상진이한테 보조배터리 연결잭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 떠올라서 Westfield 달러샵에 갔는데 한국 노래가 나오고 직원도 한국인이었다. 또 달러킹에서 일했을 재만이 생각을 하고ㅠㅠ 카운트다운에 들러서 ‘아이들은 여기가 비싸다고 했지만 여기서 저렴하게 내일까지 먹을 식사를 마련해 보자!’하며 몇 바퀴를 돈 끝에 바나나 케이크, 아몬드 우유, 초코 요플레를 샀다. 아이들이라면 요플레 대신 바나나를 샀을 것이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오늘의 첫 끼니를 해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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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를 쓰러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이것도 아이들에게서 배운 생활의 지혜! 원래는 다른 할 일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종일 일기를 써버렸다. 🙂

지금은 공항으로 이동해서 노숙 중이다. 내일은 처치에서 좀 씻을 수 있으면 좋겠다.

Back to Auckland

From New Plymouth to Napier

오늘의 일기예보는 10시부터 4시까지 강수확률 100% ㅎㅎ

아이들은 일단 아침을 먹자며 나보고 서브웨이와 맥도날드 중에 고르라고 했다. 나는 맥모닝이 먹고 싶기도 했고 그게 더 쌀 것 같아서 맥도날드에 가자고 했는데 아이들 표정이 뭔가 밝지 않아 보여서 물어봤더니 서브웨이가 더 싸다고 했다. 그래 답정너들아 서브웨이 가자~_~!

차를 타고 가는데 초딩들이 우릴 보고 fuck you를 외쳤다. 그래도 맨 앞에 있던 아이는 예쁘게 손을 흔들어줘서 그것만 기억하기로 했다.

어제부터 우리가 계속 관심을 받는 걸 보니 이 지방에는 아시안들이 많이 살지 않는 것 같다고 우리끼리 추측했다.

얘들 말로는 마오리 사람들이 일을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정부 지원을 많이 받아서 교육수준이 좀 낮아서 그런지 인종차별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img_3291셋 다 할인되는 메뉴로 골랐다. 4.9불! 페퍼로니가 짜서 아침식사로 먹기에는 조금 적합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서브웨이랑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는데 여기는 치즈를 세 가지 중에 고르라고 하더라. 그리고 래디쉬가 들어가는 것 같았다. 여기에다 쿠키까지 든든히 먹고 아이사이트로 출발!

그래도 비가 아주 많이 오지는 않는 것 같아서 짧은 코스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직원이 바람이 나무 강하고 매우 추울 거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아이사이트에 딸린 박물관을 얼른 구경하고 그래도 일단 산에 있는 관광안내소까지 달려갔다. 위치상 산이 안 보일 수가 없는 곳이었는데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 날씨에도 관광안내소에는 사람이 많았다. 그 중에 비를 뚫고 산을 내려온 사람이 있었는데 상진이가 말을 걸었다. 그 사람은 어제 산에 올라가서 헛에서 하룻밤 자고 내려온 거라고 했다. 아버지가 느려서 아버지는 지금 내려오고 있다고 해서 우리는 막 웃었는데 웃다가 애들은 자기 같아도 이 날씨에 아빠를 놔두고 올 것 같다고 하며 한 번 더 웃었다.


이런 사진을 좀 찍고 아이들은 한참 동안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는 와이토모나 아니면 시내에 있는 미술관을 가면 좋겠다고 했다. 와이토모는 비 때문에 안 될 것 같아서 미술관으로 갔다. 안내소 직원이 추천해 렌 라이 미술관으로 갔는데 umm it was quite.. modern. 이라고 해두자. 나쁘진 않았는데 재만이나 상진이 취향은 아닌 것 같았다.



이렇게 북섬의 서안을 보고..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앞으로의 일정을 고민했다. 재만이는 다음날부터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해서 무조건 네이피어로 돌아가야 했고, 상진이는 금요일까지 웰링턴으로 가기만 하면 되지만 거리상 파머스톤 노스에서 하룻밤을 묵고 내려가는 게 베스트인 상황이었다. 나는.. 그래도 아이들이 지내는 네이피어가 궁금하기도 했고 같이 마지막 날 술 한 잔 하면서 회포를 풀면 좋을 것 같이서 상진이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네이피어로 가자고 고집을 부렸다.

재만이가 일을 하루 더 쉬면 훨씬 나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상진이가 ‘니 일 하루 더 쉴 생각 없나.’했는데 재만이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농부한테 일당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서 하는 말이가!’ 흐규규 아무튼 이때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다.

재만이는 돌아가는 길 덜 심심하게 우리 모두 네이피어로 가면 좋겠지만 우리가 중간에 내려도 큰 상관은 없어 보였고 상진이는 어느 모로 보나 파머스톤 노스에서 내리고 싶어했다. 이미 작별인사를 다 하고 왔는데 다시 가는 것도 민망해하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내가 고집을 부렸고 상진이가 희생을 해서 모두 네이피어로 떠났다. 이때가 이미 4시쯤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Pak’ n Save로 가서 바나나 케이크랑 초코우유를 하나씩 집어들고 차로 왔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져서 떠나기 전에 다시 한 번 산으로 갔다. 상진이는 한 시간 코스라도 가고 싶어했는데 재만이가 시간이 안 됐다.


그렇게 해서 이런 사진이 나왔다. 아이들이 너무 아쉬워해서 나도 안타까웠지만 그나마 떠나기 전에 이런 사진이라도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제 진짜 출발! 바나나 케이크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열심히 집어 막었다. 재만이는 뭘 진짜 안 먹더라. 한참 뒤에야 누가 반이나 먹었냐면서 나를 째려봤다. =_+

재만이는 늘 ‘누님, 혹시 핸드폰 배터리가 충분하시다면..’하며 조심스럽게 노래를 틀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차에 핸드폰을 연결하는 잭이 없었고 테이프라곤 전 주인이 가지고 있던 옛날 노래들 뿐이어서 운전하는 재만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어서 열심히 알 것 같은 노래들로 선곡해줬다. 중간중간 산중에서 인터넷이 끊길 땐 한국에서 다운받아온 노래들을 틀어줬다.

절반쯤 달려 파머스톤 노스에 다다랐을 때 오늘 있을 마지막 만찬을 위해 Pak’ n Save에 들러서 장을 봤다. 재만이가 닭구이가 먹고 싶다고 했는데 닭이 너무 비싸다고 해서 그냥 또 스테이크를 먹기로 했다. 닭이 비싸서 소라니 뭐 이런 경우가.

아가들이 오늘 밤 달리기 위해서 레드불을 한 병씩 사마시는 모습이 대단히 엄격 근엄 진지해 보였다. ‘ㅁ’ 밤에 나랑 놀아주려고 마시는 거여서 한 번 더 감동..☆

밤에는 차 안에서 하늘을 봤는데 별이 너무너무 많았다. 이런 게 은하수라는 건가? 저게 정말 다 별일까? 한참 동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핸드폰 카메라에 담기지가 않았다. 그냥 계속 바라보면서 마음으로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차 안에서 많은 생각들을 한 것 같다. 이 아이들과 지내는 동안 많은 걸 배웠다.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곱씹었다.

물병을 딴 지 몇 시간이 지나면 세균이 번식해서 버려야 한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피곤하게 살아왔던 최근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물병과 세균이라는 게 나에게 뭘 뜻하는지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꼭 맛있는 걸 먹어야 즐거운 여행이 아니구나. 대충 먹으면서도 훨씬 가치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구나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싱글로 지냄으로써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여행이 끝나고 취업을 해서 생활인이 되고 나면 절대로 이 아이들처럼 자유롭게 살 순 없겠지 하며 슬퍼지기도 했다.

중간중간 ‘형사법 과락 나오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평화로운 마음을 흐려지게 했다. -_-


11시 반쯤 아이들이 지내던 숙소에 도착했다. 마찬가지로 워홀러이면서 숙소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마도카 상과 인사를 나누고 사장과 대면했다. 마도카 상은 친절하고 사랑스러웠는데 Keith 씨는 퉁명스러운 사람 같았다. 방 필요없고 공용공간에서 날만 새우고 가겠다고 해도 각자 15불씩을 내라고 했다.=_=

익숙한 숙소로 돌아온 아이들의 얼굴은 기쁨으로 빛났다. 친구들과 편하게 농담을 주고 받는 모습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사람들 같았다. 역시 이 곳이 제일 좋은 것 같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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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진이가 자정부터 부지런히 요리를 해서 스테이크 2탄을 만들었다. 남의 버터를 훔치는 데-_- 시간을 지체해서 이번엔 좀더 질긴 스테이크가 되었다.

이번엔 로즈마리를 키우는 친구가 줬다며 로즈마리를 추가했는데 향이 무척 좋았다.

재만이는 다음날 일 나갈 생각 때문인지 와인을 엄청 빨리 마셨다. 누나는 왜 혼자 여행 왔어요? 우리 뭘 믿고 여기까지 따라왔어요? 이런 얘기들을 했다.

‘누나 솔직히 뉴플리머스에서 우리 따라온 거 후회했죠?’ ‘아니 어떻게 후회를 안 했을 수가 있겠나.’ 아이들이 이런 말을 주고 받았다. 귀여운 녀석들. 나는 마운트 타라나키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너네랑 놀려고 따라간 거였는걸.

참 호비튼 얘기가 나왔는데 얘네들은 내가 호비튼으로 버린 돈이 70불 정도인 줄 알고 있길래 내가 그거 사실 100불 넘었다고 하면서 이거 말하면 너네가 뉴플리머스 못 따라오게 할 것 같아서 말 안 했다고 했다. 애들은 뭐가 그렇게 비싸냐고, 누나 이거 완전 호갱 아니냐고 하더니 재만이가 누나 맛있는 거나 사먹으라면서 기름값에서 10달러나 빼줬다. 1불 아끼려고 그렇게 신경쓰더니 10달러 나한테 줘버리면 술 깨고 나서 후회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그 뒤로는 나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런 사진을 찍어놨당ㅋ_ㅋ 막판에는 웃기게도 막 영어로 농담을 주고 받았던 것 같다. 한국에서였다면 이불을 찼을 테지만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므로 나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으로..

얘네들은 취한 와중에도 영어를 참 잘 알아듣는다. 내가 신기해 했더니 여기 와서 눈치만 늘었다고 했다.내 발음이 미국에서 교환학생 하다 온 독일인 여자애랑 똑같다 이런 얘기도 했던 것 같다.

재만이의 hard work 덕분에 두세 시쯤 와인 두 병을 빠르게 끝내고 재만이는 빠빠이. 재만이가 너무 취해서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ㅠㅠ

나도 그때쯤 상태가 별로 좋진 않았는데 다행히 돈 계산 할 정신은 남아있어서 상진이 몰래 상진이 가방에 쌈짓돈을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상진이 짐정리 하는 건 도와주지도 않고 소파에서 자버렸다.
중간에 상진이가 한 번 깨워서 풀룸 소파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더라. 처음부터 거기에서 잘걸 싶었다.

From New Plymouth to Napier

Heading to New Plymouth

와이토모 가기는 시간이 이미 늦었다고 해서 곧바로 뉴 플리머스로 떠났다. 길고 긴 여정이었다. 차 안으로 내리쬐는 햇살이 뜨거워서 볼이 빨갛게 익었다. 그래도 즐거웠다. 아이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난 또 속없이 쿨쿨 자기도 하고^^; 중간에 상진이도 좀 잤다고 하던데 재만이가 운전하느라 고생이 참 많았다.


한참 가다가 피우피우에서 이런 표지판을 만났다. 호빗 촬영지까지 14km!

아이들이 또 누나 호비튼 못 본 대신 이거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길을 틀었다. 이 Hairy Feet이 모든 것의 원흉이었다. ^_ㅠ 그래도 날 생각해서 그렇게 해준 거니 다시 한 번 고마웠다.


가다 보니 멋진 절벽이 나와서 ‘멋지긴 멋진데 호빗 촬영지는 어디에 있을까’ 하면서 조심스럽게 더 달렸다. 30분쯤 들어가서도 이무것도 없자 상진이는 이 정도면 14km는 당연히 지났다고 주장했고 재만이랑 나도 그만 돌아가야 하나 갈등에 빠졌다.

굉장히 깊은 산중이라 유턴도 어렵고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었는데 어쩌다가 지나가는 차를 한 대 멈춰 세워서 아이들이 길을 물어봤다. 놀랍게도 Hairy Feet은 우리가 지나친 게 아니라고 했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기에 ‘뭐 이런 14km가 있나.’라고 생각하면서 좀더 가봤다.

열심히 간 결과는 [closed]. 헤헤 그치만 어차피 볼 것도 없어 보였고 딱 보니 입장료를 받을 것 같은 외관이었기에 앞에서 사진이나 열심히 찍었다.



열심히 카메라 세팅 중인 상진이.

저 낡은 미쓰비시는 재만이가 650불을 주고 구입한 차라고 한다. 내외부 모두 상태가 처참해서 도둑도 불쌍해서 그냥 지나갈 것 같다고 농담을 했다. 재만이의 첫 차에 얽힌 슬픈 이야기도 들었다. 그리고 뭐라더라, 자기 친구 한 명은 경찰이 너 운전을 이상하게 한다고 자기들 앞에서 운전을 해보라고 하더니 면허를 박탈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시 산을 빠져나왔다. 길목에 주유소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좀더 싼 데서 주유하자고 이야길 하더니 그냥 지나쳤다. 나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밤은 깊어가고 아무리 찾아도 근처에 주유소는 없고 있다 해도 이미 문을 닫은 상태. 밤이 깊었다고 해봤자 9시쯤이었는데 뭐 이런 동네가 있나 싶을 정도로 열려 있는 곳이 없었다.


우레누이 주유소에서 내려서 열심히 전화도 걸어보고 문도 두드려 봤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길 건너 모텔에조차 아무도 없었다.

기름부족 등이 깜빡이는 가운데 침묵의 라이딩을 시작했다. 나중에 한 얘기지만 이때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도로 중간에서 차가 멈추면 우리가 차를 도로 주변으로 밀어야 하나 뭐 이런 생각들. 재만이는 심각하게 ‘누나 차 앞자리에서 잘 수 있겠나’하고 물어보기도 했다.


다행히 뉴플리머스에까지는 어떻게 다다랐고 24시간 주유소가 있어서 주유도 했다. 다른 가게에 불이 모두 꺼져있는 가운데 씽씽이를 타고 다니는 두 명의 어린 일진들을 만났다. 주유소에 딸린 가게가 영업시간이 종료해서 물건을 팔지 않는다고 하자 아이들이 항의를 하는 것 같더니 나에게 말을 걸었다.

왜 굳이 이 밤중에 뭘 사먹으려고 하나 싶어서 너희 집에 먹을 거 없냐고 물어봤더니 먹을 건 있지만 돈이 점 있어서 뭔가를 사먹으려고 했다고 시크하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나한테 ‘너 뉴플리머스에 살아? 중국인 샵 주인이야?’라고 물어봤다. ㅎㅎㅎ

주유소 직원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좀 줬는데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자기도 한국에 가봤다고 했다.

주유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뉴플리머스에 진입했으나.. 이제는 숙소가 문제였다. 이곳 숙소들은 대체로 체크인을 8-11시쯤 마감하는데 그때가 이미 11시였다.

뉴플리머스에는 백패커스도 거의 없고 아리키 하나 장도만 있었는데 그곳도 체크인 마감. 아무도 없었다.

열심히 아고다를 검색해서 그나마 예산에 맞는 코로네이션 코트 모텔을 찾아갔는데 모텔은 24시간 체크인 가능하다는 아이들의 장담과 달리 직원은 쿨쿨 자고 있었고 체크인 시간이 지났다는 말을 하고 들어갔다. 잠을 깨워서 미안하면서도 그냥 체크인 해주면 안 되나!! 하는 생각도 했다.

결국 Auto Lodge밖에 없었다. 좀더 비싸고 침대가 하나밖에 없어서 아이들이 안 가려고 했던 덴데 여긴 자정까지 체크인을 받아주는 건지 아무튼 체크인이 가능했다. 원래는 2인실인데 같은 가격에 3인을 받아주는 거라고 했다. 체크인을 늦게 해서 편의를 조금 봐준 듯했다.

침대가 커서 셋이 함께 자도 충분하다는 직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연유로 뜻밖의 럭셔리한 숙박을 하게 됐다.

아까 피자 먹고 자정 넘어서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다. 뭘 사러 나갈 기운도 없어서 팀탐 같은 걸 조금씩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침대가 2인용이어서 나는 아이들 둘이 침대에서 자고 내가 바닥에서 자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주장했는데 아이들은 나보고 침대에서 자라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내기로 했는데 한 번에 내가 졌다. 기억하자, 남자는 주먹이다.

아이들은 누나 이왕 큰 침대에서 자는 거 대자로 누워서 자라고 했지만 미안해서 소심하게 침대 구석에서 쪼그려 잤다. 이렇게 좋은 방에서 자면서 편한 침대 놔두고 나 때문에 둘 다 침낭에서 자는 게 마음이 안 좋았다.

다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워 있는데 재만이가 ‘누나, 누나 일행들한테 지금 상황 얘기했어요?’라고 물어봐서 ‘음.. 말해야 하나? 말하면 약간 걱정할 것 같은데?’라고 말했더니 재만이랑 상진이 둘 다 웃음을 터뜨리면서 약간이 아니라 많이 걱정할 것 같다고, 그냥 예정대로 애들이랑 헤어지고 호비튼 잘 보고 오클랜드 와 있다고 얘기하라고 했다. ㅎㅎ 귀여운 녀석들! 굿 나잇:)

Heading to New Plymouth

Rotorua Day 2

Crash Palace는 정말 별로였다! Haka Lodge가 너무 좋았던 걸까? 주류 반입이 안 되고 세탁비, 건조비가 각각 4불이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지만=_= 2층 침대도 누군가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려서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6시쯤 잠에서 깼다. 뭐, 일찍 깬 데는 내 숙취 탓도 있기는 했다. :3 그래도 덕분에 느긋하게 씻고 아이들을 기다릴 수 있었다.

원래 계획으로는 이 식사가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요리해 먹는 끼니였다. 그래서 음주 후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상진이가 토스트를 열심히 만들어줬다. 코올슬로가 뭔지는 알지만 한국에서 흔하게 먹는 음식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전날 마트에서 코올슬로를 사길래 뭐에 쓰려고 사는 건지 궁금했는데 토스트에 넣어 먹었다!

요리를 도와주지는 않고 또 구경만 열심히 했다. 식빵 한 면에 버터를 덕지덕지 발라서 토스트기에 넣어서 굽고, 계란을 부치고 햄을 굽고 나서 빵에 코올슬로를 듬뿍 얹고 계란이랑 햄을 얹어서 빵으로 다시 덮어서 먹는다. 상진이는 여기에 더해 빵 한 쪽 면에 딸기잼을 발라서 먹었다.

한국에서는 아침을 잘 안 먹었는데 과하다 싶게 많이 먹었다. 두툼한 토스트에 바나나랑 초콜릿 요플레까지! 토스트는 신기하게 이삭 토스트 맛이 났다. 초콜릿 요플레는 내가 고른 건데 너무 달기도 하고 그렇게 맛있지 않았는지^^ 아이들이 작별선물로 요플레 남은 거랑 갈릭버터, 남은 코올슬로를 줬다.

그러고 나서 산으로 루지 타러 갔다! 아이사이트에서 표를 사서 갔더니 줄을 서지 않고 바로 곤돌라를 탈 수 있었다. 곤돌라랑 루지 5회에 56불! 나는 별 생각 없이 계산했지만 이 정도 금액이면 아이들은 이게 며칠치 일당인가 하며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결제했을 것이다.

솔직히 채무초과 상태인 나랑 비교하면 얘네들이 훨씬 부유한데 이 아이들은 본인들이 일해서 번 돈이다 보니 한 푼 한 푼에 민감한 것 같다. 반면에 일 안 하는 나는 그 돈의 소중함을 몰라서 막 쓰고.. 이렇게 빈부격차가 커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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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가니까 Lake Rotorua가 보였는데 말 그대로 breathtaking view였다. 재만이도 뉴질랜드에서 본 것 중 최고라고 연신 감탄했다. 우리 모두 남섬을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북섬이 이 정도면 남섬은 어떻다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내가 ‘여기가 스위스보다 아름답다!’고 했더니 아이들이 ‘에이 설마~ 스위스에 있으면 평생 살고 싶을 것 같은데. 스위스 한 번 가보고 싶다!’라고 해서 귀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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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 코스는 Scenic – Intermediate – Advanced 세 종류가 있는데 처음 탈 때는 무조건 가장 쉬운 코스인 Scenic을 타야 한다. 이 바퀴 달린 썰매 같은 걸 타고 산을 빠르게 내려가는데 속도도 생각보다 빠르고 정신을 잠시라도 놓으면 코스 밖으로 튕겨져 나갈 것 같아서 나는 무척 무서웠다ㅠ_ㅠ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였다T^T

남자 애들은 역시나 엄청 신나하면서 질주했고,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빠들이 너무나 신나했다. 나도 가족들이랑 왔으면 아버지랑 동생이 무척이나 즐거워 했을 것이다.

무서워서 다음 루지를 타려고 줄을 서 있으면서 한숨을 푹푹 쉬었더니 재만이가 누난 무슨 퀘스트 깨는 것처럼 루지를 타냐고 놀렸다. 그런데 계속 타다 보니 눈물은 여전히 고였지만 진짜 재밌긴 재밌었다.

아침에 먹은 것도 이때쯤 이미 다 소화가 완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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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진이가 루지 타는 영상도 아주 잘 찍어줬는데 이곳 와이파이 속도로는 3분짜리 동영상 업로드는.. it’s gonna take forever, so.. 사진으로 대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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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o Vegas다ㅋㅋㅋㅋ 귀여움!

100배 즐기기에서 배운 깨알 지식에 따르면 roto는 lake고 rua는 second라는 뜻의 마오리어라던가. 어쩌면 두 단어의 뜻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뉴질랜드 도시 이름들은 대체로 마오리어로 되어 있어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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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 라이드를 마치고 다시 산 밑으로 내려와서 Government Garden으로 갔다. 박물관 자체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었고 그 안으로 가서 lakefront를 걸었다. 아까 산에서 보였던 Lake Rotorua를 아래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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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흑조가 산다. 영화 블랙스완을 좋아해서 신나게 구경했다. 사실인정론 시간에 들었던 흑조와 귀납법에 관한 이야기도 잠깐 생각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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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다가 꼬마애한테 칭챙총 소리를 들었다. 어린애야 그럴 수 있다고쳐도 같이 있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뭐라고 하지 않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 상진이도 뉴질랜드에 와서 차별적인 발언을 처음 들어본다고 분개했는데 재만이는 달러킹에서 일할 때 별 소릴 다 들어봤다고 애들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했다.

로토루아에서 니하오 소리도 두 번이나 들었는데 처음에는 어버버하면서 그냥 지나갔다가 두 번째에는 안녕!이라고 하라고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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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만이가 차 앞유리에 묻은 새똥을 닦는 사이 나는 ‘뭐가 꽃이고 뭐가 사람이가’하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

둘 다 경상도 아이들이라 아직도 경상도 사투리가 귀에서 아른거린다.

이곳은 피자가 참 싸다고 한다. 잠시 차를 타고 나가 피자헛에서 5불짜리 피자를 한 판 주문해 놓고는 바로 옆에 있는 Pak n Save로 가서 탄산음료를 사러 갔다. 뉴질랜드에서는 L&P라는 레몬에이드를 많이 먹는다며 누나는 여행자니까 이것저것 먹어봐야 한다고 굳이 이걸로 골라왔다. 그 와중에도 같은 L&P 제품들 중에서 조금이라도 싼 걸 사려고 고심하는 아이들ㅎ_ㅎ

내가 피쉬앤칩스도 먹어보고 싶다고 했더니 구글 맵으로 찾아 가서 피쉬앤칩스 세트도 사왔다. 헤헤 나는 먹고 싶다고 말만 해놓고 애들 길 찾는 건 도와주지도 않음^_ㅠ 얘들아 고맙고 미안하다..♡

그리고 난 원래는 마타마타에서 피쉬앤칩스를 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꼭 그날 안 먹어도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마타마타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니었으면 북섬에서 피쉬앤칩스를 못 먹어볼 뻔했다.

아이들은 피쉬앤칩스 가게에 가서 줄곧 네이피어의 피쉬앤칩스 가게 얘길 했다. 거기도 여기처럼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그곳의 갈릭칩스가 정말 맛있었는데 요즘 초심을 잃어서 양이 줄었다며 꿍얼꿍얼~_~

상진이가 스시집에서 일했을 때 얘기도 했다. 영어를 하나도 모를 때 스시집에서 일하면서 생선이름을 무작정 외웠다고 했다. 여기에서도 메뉴판에 쓰여진 snapper라는 단어를 보고 ‘어 저거 비싼 생선이었는데..’ 했다. 영어를 하나도 못하던 애들이 처음 여기서 일을 할 때 얼마나 고생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금방 영어가 많이 늘어있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데 잘한다! 일단 말귀는 나보다 잘 알아듣고 다른 이들의 말에 리액션 하는 걸 자연스럽게 잘한다. 재만이는 가게 종업원들에게 말을 걸고 나면 언제나 ‘Have a good day!’를 던지고 상진이는 늘 ‘Lovely!’를 외친다. 높은 확률로 lovely는 영국 친구들에게 배우지 않았을까. 나도 언젠가는 ‘Have a good day.’를 써먹어봐야지 생각했다.

아 그리고 뉴질랜드에는 연예인이 없고 대신 블랙 어쩌고 하는 럭비 선수들이 광고도 찍고 진짜 인기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 아이들 덕분에 그냥 오면 몰랐을 뉴질랜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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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가지고 다시 Government Garden으로 돌아와서 나무 아래 벤치에서 맛있게 냠냠했다. 피자는 별로 맛이 없어서 한 조각만 먹고 말았더니 아이들이 많이 먹는 누나가 하나밖에 안 먹는 걸 보니 진짜 맛없나 보다고 수근거렸다. 😦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얘길 했다! 원래는 여기까지 우리가 함께 하는 일정이었고 이제는 정말로! 아이들은 와이토모로 가고 나는 로토루아에서 하루 더 머물면서 마오리 문화를 구경했다가 다음날 마타마타로 가는 일정이었는데…

나도 이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무척 아쉽고 불안했던 차에 상진이가 ‘누나 호비튼 볼 거 없대요. 같이 뉴 플리머스 가요.’라고 했고 나는 또 다시 옳다구나 하면서 덥썩 물었다.

사실 재만이랑 이야기가 된 건지 몰라서 재만이 눈치를 살짝 봤는데.. 눈치만 보고 아무튼 같이 가겠다고 했다.

뉴플리머스가 뭐 하는 곳인지도 몰랐던 데다가 거길 가지면 오늘치 숙박비, 호비튼 투어비를 통째로 날려야 해서 고민을 아예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이랑 다니는 게 더 즐겁고 남는 게 많을 것 같았다.

아이들은 숙박비 환불 딜을 해보라며 일러줬고 호비튼 투어비도 조금이라도 돌려받아 보자며 숙소에서, 아이사이트에서, 호비튼 오피스에서 고생을 했다.

내가 저렴한 표를 구해보겠다고 중간에 에이전시를 끼고 표를 예약한 것이 패칙이었다. 결국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했지만 아이들의 이런 노력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꼈다.

Rotorua Day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