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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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시에 오클랜드 공항 도착!

보다폰 매장에서 유심을 구입하고, 목이 말라서 물을 사서 마시려고 했는데 최소 4불이어서 뉴질랜드 물가가 이 정도인가 싶어서 무서워졌다. 이때 산 생수통 – 600ml에 4불 – 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북섬을 여행하는 내내 들고 다녓다.

380 버스를 타고 마누카우까지 갔다. 기사님과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혼선이 있어서 덜덜 무서웠다.

웨스트필드 앞에서 내려서 타우포행 마나버스를 기다렸다. 타우랑가행 버스가 먼저 와서 이걸 타야 하는 건가 우왕좌왕 하면서 한참 기다렸더니 버스가 왔다. 4인용 좌석에 서양 언니들이랑 앉아서 갔는데 마주보면서 가는 게 약간 민망했다.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 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통가리로 스트리트였다.IMG_2955[1].JPG

사진 속 버스는 인터시티지만 나도 저거랑 매우 유사한 마나버스를 타고 왔다.

숙소는 11월에 평점이 높은 곳으로 대충 예약해 놓았었는데 Haka Lodge는 생각보다 먼 곳에 있어서 가면서 잘못 예약했나 걱정을 했다. 다행히 방은 훌륭했다. 침대마다 스탠드와 콘센트가 하나씩 있었고 암막 커튼이 달려 있어서 개인공간 확보가 아주 잘 되었다.

내가 뉴질랜드에 도착하자마자 5시간을 달려서 타우포로 온 것은 오직 다음날 통가리로에 가기 위함이었다. 매뉴얼에 따라 업체에 예약 확인 전화를 걸었는데 자동응답기가 받더니 태풍 때문에 다음날 예약이 다 취소되었다고 했다. 숙소 리셉션에서도 이번 주는 내내 날씨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방으로 돌아와서 오랫동안 멍하게 있었다.

일단 점심으로 일본에서 가져온 빵들을 먹었다. 오클랜드 공항에서 외국에서 가져온 음식물을 뉴질랜드 땅으로 반입하면 벌금이라고 무시무시한 협박을 해대서 일본에서 사온 튀김들은 버렸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안 걸렸을 것 같아서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루미 안드리아한테 이제 뭘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봤다. 안드리아는 오늘은 영화나 보고 내일 통가리로로 이동해서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날씨가 좋아질 때를 기다릴 거라고 했다. 나한테는 후카 폭포를 추천해줬다. 다만 6km 떨어진 곳에 있으니 가기가 힘들 거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10km 마라톤을 한 시간이면 주파하는데 6km 쯤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자신 있게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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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라도 좀 찍어야 할 것 같아서 셀카봉을 꺼내서 사진을 몇 장 찍어봤는데 눈도 부시고 쑥스러워서 표정이 다 어색했다. 이러다간 북섬여행이 내 사진 한 장 없이 끝날 것 같아 2차 당황.

Great Lake Taupo를 따라 걸었다. 경치는 좋았지만 이 호수나 이틀 동안 보다 가야 하나 싶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호숫가에서 골프공을 쳐서 호수 위에 있는 떠 있는 구멍에 넣는 액티비티가 있었다. 공 20개에 20불이었나, 그리고 홀인원 시 몇 천 불을 준다고 했다. 역시나 각국의 아저씨들이 열심히 공을 치고 있었다. 아버지랑 같이 왔다면 아버지도 분연히 공을 치셨을 거다. 이걸 보면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음.. 열심히 걸었는데 구글맵 왈 절반도 못 왔다고 한다. 가방은 무겁고 신발은 불편하고 이미 지쳐버렸다ㅠㅠ 더구나 길을 갈수록 인도는 없고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뿐이고 사람은 아무도 없어서 점점 무서워져 갔다. 이미 5시가 다 되어서 해도 곧 질 것 같은데 다시 이 길을 걸어 돌아올 생각을 하니 아찔해졌다. 이때는 정말 매우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 시간 반 좀 넘게 걸어서 드디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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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는 생각한 것과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보통 폭포는 위에서 아래로 길게 떨어지는데 이 폭포는 보통 계곡과 경사가 비슷했는데 쏟아지는 물의 양이 엄청 많았고 좁은 협곡을 힘차게 밀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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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서 계속 눈이 부어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필사적으로, 그리고 어색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었다. 후카 폭포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미 내 마음 속에는 오직 어떻게 돌아가지 그 생각뿐이었다.

옆에서 한국인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남자 두 명이 있었… 어떡하지 차 태워달라고 해볼까…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 생각만 하면서 기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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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까 상진이가 조금 나왔다.

아무튼 끝내 태워 달라고까지 말할 용기는 생기지 않았고, 적어도 돌아갈 때는 차도가 아닌 인도로 가고 싶어서 이 친구들에게 Thermal Park로 가는 길을 타면 Taupo city center가 나오냐고 물어봤다.

이 아이들은 몹시 당황하면서 저희는 차를 타고 와서 잘 모르겠다고, 이 길을 걸어왔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머뭇거리더니 차에 짐이 많아서 자리가 별로 없을 텐데 괜찮다면 차를 타고 가겠냐고 물어봤다. 응 맞아 얘들아 그게 내가 원하던 거였어ㅠ_ㅠ 염치도 없이 바로 그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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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 센터보다 먼 곳에서 출발해서 후카 폭포까지 걸어갔다..!

이 먼 거리를 차를 타고 돌아오니 왜 그리도 가깝던지. 아이들이 타우포 호수를 같이 구경하지 않겠냐고 해서 나는 한 번 더 봤다. 아까보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아이들이 호수를 보고 실망하는 눈치였다.IMG_3003[1].JPG

날씨는 대략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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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날씨가 안 좋아서 더 멋진 부분도 있었다.

차를 태워준 게 고마워서 저녁은 내가 대접하겠다고 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게 태국음식점이랑 인도음식점이 있어서 고민하다가 인도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옷살 정도 가격을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메뉴판을 보고 약간 후회했다. 커리 하나에 18불 정도였나^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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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리, 버터치킨 커리, 서버 추천 커리, 마늘 난, 안남미 밥 3인분을 주문했다.

이렇게 먹고 69불 나왔다. ㅎㅎㅎㅎ

피눈물이 났지만 통가리로 환불금으로 저녁 먹은 셈치자고 생각했다.

내가 술을 좀 사서 들어가려고 편의점을 찾고 있으니까 아이들이 편의점은 넘나 비싸다고 마트 구경을 시켜 주겠다고 해서 Pak and Save에 갔다. 거기서 사이다 한 병을 샀고 아이들이 감자칩을 한 봉지 줘서 그걸 들고 돌아왔다.

다이나믹했던 첫 날은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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